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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13억 경계선지능 검사 사업 ‘부실 행정’ 논란

현장취재 손봉선대기자 기자 | 등록 2025.08.20 20:05
공고 삭제·입찰 조건 불투명성… 정책 취지 흔들려
특정 기관 특혜 시비·검사 신뢰성 검증 부재 우려
전문가 “투명성·정합성 갖춘 면밀한 설계 필요”

전남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경계선지능 전수검사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명성 논란과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총 13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발달 지연 아동을 조기 발견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으나, 공고 삭제와 입찰 조건의 불투명성, 검사 신뢰성 결여 문제가 드러나면서 정책 취지가 스스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남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1학년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의 경계선지능 진단 및 맞춤형 지원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경계선지능은 지능지수(IQ) 71~84 구간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학업과 사회 적응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지적장애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제도적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 이번 전수검사는 이러한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추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4월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를 정정이나 취소 절차 없이 삭제하고, 나라장터에만 다시 올렸다. 행정의 기본인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특정 기관을 밀어주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업체 제한을 풀고 공개 경쟁을 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지만, 공정성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입찰 조건도 논란의 불씨다. 사업 수행 기관이 검사 인력 80명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사실상 특정 기관에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교육청은 “1만3000명을 검사하려면 80명도 적은 수준이며 최소 기준일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단순히 인원 수만으로 요건을 설정한 것은 질적 검증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검사 체계의 신뢰성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설계안에서는 사회성 검사 항목이 빠져 있으며, 검사 도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입증할 기준이나 증빙 요건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경계선지능 평가는 단순한 IQ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다”며 “의사소통, 사회성, 자기관리 등 적응 기능을 포함한 종합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사업은 전남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대규모 전수검사라는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정책은 시작도 전에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22일 예정된 심사 과정을 요식 행위로 전락시키지 말고 정책의 타당성과 설계 정합성을 면밀히 검증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총 13억 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기본 원칙 준수와 철저한 심사가 필수적이다. 불투명한 행정과 허술한 설계는 결국 정책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남교육청은 해명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근본적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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