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상급종합병원인 조선대학교병원에서 한 수간호사가 부서 간호사들의 대화를 불법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병원 측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조선대병원은 지난 6월 26일, 노무팀 주관으로 간호부 소속 A수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A수간호사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녹음 기능이 있는 소형 펜을 사용해 동료 간호사들 간의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한 정황이 포착됐다.
부서 내 간호사들은 “수간호사가 출근하지 않은 날이나 휴게 시간에도 누군가의 움직임을 녹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부서원 간의 일상적인 대화를 감시한 불법 사찰 행위”라고 주장했다. 피해 간호사들은 실제 녹음 중이던 펜의 사진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A수간호사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신고도 다수 접수됐다. 병원 측은 해당 신고 내용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에 참여한 노무사는 “괴롭힘 정도가 심각하다. 유형별로 개별 조사와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간호사들은 처음엔 보복성 인사나 징계 우려로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공식 조사 개시 이후에서야 진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법 도청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선대병원지부는 A수간호사를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노조는 “대화를 무단 녹음한 것은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닌 명백한 범죄”라며 “조직의 폐쇄성과 업무 특성을 악용한 폭력적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수간호사는 일부 신고 내용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며 징계 관련 심의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병원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병원 내 인권과 조직 문화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내 감시와 통제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불러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