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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의견 외면한 채 또 체육시설?”…순천시 스포츠파크 추진에 예산·절차 논란

현장취재 손봉선대기자 기자 | 등록 2025.06.17 19:49
186억 들인 체육시설 취소 후 다시 786억 사업…“절차와 우선순위 뒤죽박죽”
공론화 부족·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무시…“갈등만 키우는 행정” 지적
지방채 1,259억…“추경까지 끌어다 쓸 만큼 급박한 사업인가” 의문 커져
순천시가 추진 중인 종합스포츠파크 건립을 두고 행정 절차와 예산 집행의 적정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은 “186억 원을 들인 스포츠센터 건립을 중단시켜 놓고, 다시 786억 원짜리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공론화도 없이 밀어붙이는 방식은 시민을 무시한 일방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은 ‘남해안 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조성 계획이다. 순천시는 2021년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올해 3월 대룡동과 안풍동 일원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하며 본격 추진에 나섰다. 시는 59필지 약 31만㎡의 토지를 시비 177억 원으로 매입하고, 국·도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 786억 원으로 오는 2031년까지 체육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만만치 않다. 한 시민은 “민주당 대선 공약에 기반한 사업이라면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비 확보를 먼저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왜 지금, 그것도 추경으로 지방채까지 발행해 토지부터 서둘러 매입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론화도 없고, 지역 주민과의 소통도 부족한 상황에서 부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사실상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천시는 공모사업 신청을 위해 부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 모두 “사용승낙서 등의 서류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시의 ‘부지 선매입 필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민들은 현재 순천시의 도시계획 상황과 재정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순천은 LH 도시첨단지구, 선월지구, 풍덕지구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고, 호수공원지구와 용당 일원 등에서도 아파트 인허가가 폭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천시는 2024년 100억, 2025년에는 759억 원의 지방채를 편성해 토지를 매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채 총액은 1,259억 원에 달한다.

“지방재정을 고려할 때, 이런 대규모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의회 역시 ‘속도보다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토지부터 매입하자는 논리는 무리”라며 “공청회, 설명회 등 시민과의 대화 과정을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거 연향들 스마트복합쉼터 사업의 좌초 사례를 들어, 이번에도 의회가 반대하면 수백억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이 역시 무리한 비교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향들 사업과 현재 사업은 본질이 다르고, 지금 추진하지 않는다고 시가 손해를 보는 구조도 아니다”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결국 순천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체육시설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와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지금은 스포츠센터를 지을 시점이 아니다. 주민과 충분히 논의하고, 재정 상황과 행정 우선순위를 신중히 따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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