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교량 재가설 등 공공사업 과정에서 59억 원대의 관급자재를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낙찰률 94%로 납품받으며 약 3억6천만 원을 과다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노관규 순천시장과 재무관·계약부서 책임자 등 관계 공무원들이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해 지역 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의 한 기자는 최근 형법 제123조(직권남용) 및 제356조(업무상 횡령·배임) 위반 혐의로 노 시장을 포함한 총무국장, 회계과장, 도로과장 등 시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내용의 핵심은 ‘1억 원 이상 공사’에 적용하는 신기술·특허공법심의회를 거쳐 물품을 공사로 간주해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문제가 된 계약은 총 세 건. 첫째, 2024년 3월 27일 체결된 8억 2천만 원 규모의 스윙교 자재 납품 계약. 둘째, 2023년 12월 14일의 3억 1천만 원 상당 합성말뚝 자재 구매. 셋째, 2023년 12월 5일 계약된 총 48억 원 상당의 F.S 거더 자재 납품이다. 이 세 건 모두 실질적인 ‘물품 구매’였음에도 시는 ‘공사’로 간주하고 특허공법을 적용해 1인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F.S 거더 구매 계약의 경우, 전체 공사비 낙찰률이 86.445%였던 데 비해 자재 납품계약은 낙찰률 94%로 체결돼 약 3억 6천만 원이 더 지급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순천시에 실질적인 재정 손실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순천시는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4호’를 근거로, 실용신안 또는 특허물품의 대체 불가성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유사 특허제품이 존재하거나 대체품이 가능한 경우, 해당 조항을 근거로 한 수의계약은 위법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더욱이 본래 ‘신기술·특허공법 심의회’는 공사비 1억 원 이상인 ‘공사’에만 적용할 수 있다. 순천시가 이를 물품구매 계약에 활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절차적 위법성 또한 제기된다.
고발인은 “행정 편의를 앞세워 특정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감행한 정황이 충분히 포착된다”며 “사법기관이 관련 자료를 신속히 확보해 위법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순천시는 해당 고발 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 사건이 단순 행정착오를 넘어 구조적 특혜·편법 행정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 책임자들의 도덕성과 행정 책임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집행과 계약의 투명성 문제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감사원 및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