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석 달 만에 다시 마주 앉는 것으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세이 탄광 조선인 유해 수습을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과거사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해 14일까지 다카이치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현을 방문한다.
첫날 오후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 만찬 등을 한다.
14일에는 나라현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호류지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후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 소재 동포들과 간담회를 한 후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 정상과의 5번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남아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로 회담은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정상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양자 방문을 조기에 실현해 셔틀 외교를 속도감 있게 이어가는 것으로 양국 정상 간의 유대와 신뢰를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공동성명 등 공동문서는 채택되지 않지만 공동 언론발표가 예정돼 있다.
공동언론발표에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협력, 마약·스캠 등 초국가범죄 대응, 지식재산의 보호, 고령화·지방소멸 등 공통 사회문제 대응, 인적 교류 확대 등에 관한 합의가 포함될 전망이다.
미래 산업 분야 협력 확대와 함께 조세이 탄광 유해발굴 등 과거사 문제도 논의가 예상된다.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에 있는 해저탄광으로 1942년에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 등 모두 183명이 숨진 곳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협력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일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협력 강화"를 제시하며 "이번 회담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 과거사 문제가 폭넓게 논의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조세이 탄광은 한 예로 다른 분야도 논의될 수 있다"며 "진전이 있으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 문제 등에서 우선 전향적인 입장을 끌어낸다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민감한 과거사 문제도 다룰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셔틀 외교 차원이라 양측 모두에 불편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일 갈등 고조 속에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 관련 논의가 나올 수도 있다.
중국은 일본의 대중국 반도체 제조장치 수출 규제에 맞서 희토류 등 핵심 희귀광물에 대해 수출 허가·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수출 통제는 한국 역시 무관하지 않으며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문제"라며 "지역이나 주변 정세에 대해 얘기하게 되는 경우가 흔한데 최근 정세 변화나 동향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다.
각자의 입장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밖에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이 가입하는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