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한국을 찾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로피를 본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미운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 행사에 참석해 "(월드컵 트로피를 보니) 미운 감정이 든다.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월드컵"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희망을 품는다. 1954년 처음 월드컵에 나갔고, 1986년 저희 세대에 본선에 다시 올랐다. 2002년에는 우리 아들 세대가 4강에 진출했다. 그래서 다가올 손자 시대에는 월드컵을 안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오는 6월 캐나다와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 우승국에 수여할 공식 트로피다.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에 따르면 월드컵 트로피는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150여 일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0개 FIFA 회원국, 75개 지역을 순회한다.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는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 처음 시작해 올해가 6번째다.
한국을 찾은 건 2006년과 2010년, 2014년, 2022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트로피를 들고 방한한 전 브라질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지우베르트 시우바를 비롯해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 차두리 프로축구 K리그2 화성FC 감독, 구자철 레드앤골드풋볼 아시아 스포츠 디렉터가 함께 했다.
또 한국 코카-콜라 이준엽 대표이사와 대한축구협회 김승희 전무도 참석했다.
차 전 감독과 차두리, 이영표, 구자철 등 한국 축구 레전드들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들은 '북중미를 향해! 하나 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에 자필 메시지와 서명을 남기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차 전 감독은 "대표팀이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충족해 줬으면 한다"며 "선수들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모든 걸 쏟아서 경기 결과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팬들이 뒤에서 열심히 응원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과거에 월드컵 우승까지 갔던 순간도 있었다. 후배들이 아직 움켜쥐지 못했지만, 조금씩 가까이 흔적을 남기면 기대하지 않았던 4강에 갔던 것처럼 우승도 가능할 걸로 본다"고 응원했다.
차두리 감독은 "앞으로 후배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축구를 해서 언젠가 월드컵 트로피를 드는 순간이 꼭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자철 디렉터는 "월드컵을 두 번 나갔지만 트로피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순금으로 제작됐다고 들었는데, 너무 들어 올리고 싶다. 후배들이 계속 두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