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200억 원이 넘는 사업비 증액이 이뤄졌고, 이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합 전 대의원 A씨가 조합장 B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조합원만 400여 명에 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A씨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내부 절차를 생략한 채 총사업비를 대폭 증액하고, 시행대행사 및 용역업체와 유착해 부당 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 과정에서 심각한 재정적 피해를 입었으며, 사업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은 2017년 5월 조합장 B씨가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2018년 2월 시행대행사로 모 건설(대표 C씨)이 선정됐고, 2019년 12월 조합 창립총회를 통해 B씨가 조합장으로 공식 추대됐다.
2021년 6월 전라남도로부터 실시계획 인가를 받으며 사업이 본격화됐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됐다. 특히 2022년 2월 조합 총회에서 사업비 증가 문제가 공론화됐고, 같은 해 7월 순천시가 최종 환지 인가를 내주며 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거액의 사업비 증액과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이 불거졌다.
고소장에 따르면, 조합의 초기 총사업비는 1,318억 원이었으나, 내부 절차 없이 1,485억 원으로 증액됐다. 일부 대의원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사후에 추인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특히 시행대행사 대표 C씨가 공사비 증액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합의 설계 및 감리 용역을 맡은 D대표는 설계 변경 명목으로 9억 5,000만 원의 추가 용역비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대행사와의 계약 과정에서도 특혜 제공 정황이 드러났다. 조합장 B씨와 당시 감사 E씨는 시행대행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자금 대여 시 현금 또는 대물로 상환’하기로 한 조항을 ‘환지계획 인가 시 감정가격으로 시행대행사가 우선 매수 가능’한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시행대행사는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또한 시행대행사 대표 C씨는 조합장 B씨에게 매달 300만 원씩 총 1억 5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합장이 사업비 증액을 묵인하는 대가로 시행대행사의 요구를 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합 감사 E씨는 보상비 책정 과정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닐하우스 보상비 및 실농보상비 명목으로 기존보다 42억 원을 추가 책정했으며, 본인과 아들이 조합으로부터 약 12억 원의 보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 및 감리 용역을 맡은 D대표도 공사비 증액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대가로 추가 용역비 9억 5,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피해 조합원들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소인 A씨는 “피고소인들은 시행대행사와 공모해 조합원들의 재산을 빼앗고, 자신들의 사익을 편취했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사업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조적 부패를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피해가 반복될 것”이라며 수사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이 접수됐으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이라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순천 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 비리 의혹은 단순한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도시개발사업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비리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가 지역 개발사업의 투명성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