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만공사의 누리집에서 계약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의무를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문제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공식 누리집에는 발주계획, 입찰공고, 개찰결과 등 계약 정보를 공개하는 ‘계약정보공개’ 카테고리가 마련돼 있다. 이곳은 물품, 용역, 공사와 관련된 정보가 상세히 제공돼 건설업체 및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원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해당 페이지는 지난 1일부터 전혀 열리지 않고 있다.
접속 시 "www.g2b.go.kr이 응답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표시될 뿐, 계약정보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문제는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 등 다른 항만공사 누리집에서는 별다른 장애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수광양항만공사의 미흡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보의 신속한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나 예산 집행 내역, 사업 평가 결과 등 행정 감시를 위해 필요한 정보는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계약정보는 이 ‘정보의 사전적 공개’ 대상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주요 계약 정보가 열리지 않는 상태로 15일 이상 방치돼 있어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책이나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아 국민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측은 이에 대해 "정부에서 차세대 나라장터 시스템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기능이 안정화되지 않아 연동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인천항만공사나 부산항만공사가 정상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건설업체 경영자는 "새해가 시작되면서 입찰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공공기관 누리집을 자주 방문하고 있지만,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여전히 ‘먹통’ 상태라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기계적 결함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오랜 시간 방치하는 건 명백한 관리 소홀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단순한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이는 공공기관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의무다. 특히 항만공사와 같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투명한 정보 공개가 더욱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공개 의무는 국민 신뢰의 기반이다. 단순히 기술적 결함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이번 문제는 공공기관의 투명성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항만공사는 즉각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보공개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