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에 위치한 한국식품연구원의 A 실장이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기관 자원을 부당하게 이용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건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감사 과정에서 적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 완주경찰서에 따르면 A 실장은 지난해 2월 27일부터 같은 해 9월 14일까지 연구원 내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12대를 활용해 암호화폐 채굴용 서버를 구축했다. 그는 직원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연구원 내 가상현실(VR) 실험실 창고에 서버를 숨기고, 외부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출입 감지 센서를 설치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또한, 서버 운영을 위해 에어컨 설치와 전기 공사까지 진행했으며, 이 모든 작업에 사용된 자금은 기관 예산으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실장은 암호화폐 채굴을 감추기 위해 더욱 교묘한 방법을 사용했다. 연구원 외부에서 통신 중계기를 반입해 비인가 가상 사설망(VPN)을 구축하고, 연구원 내부의 방화벽을 우회해 채굴한 암호화폐를 관리했다. 이러한 불법적 행위로 식품연구원은 약 780만 원의 금전적 손해를 입었으며, 우회 접속 과정에서 중요한 연구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가 올해 5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감사에서 처음 발견됐다. 감사위는 A 실장의 범행을 조사한 뒤, 해임 처분을 요구하고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현재 수사 초기 단계로, 추가적인 혐의와 범행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공공기관 내에서 기관 자원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관의 신뢰도와 보안 체계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공공기관 내 보안 관리와 내부 감시 시스템의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자원 낭비와 금전적 손실을 넘어, 국가 연구기관의 핵심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중요한 정보들이 얼마나 취약하게 보호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공공기관의 보안 의식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A 실장이 저지른 범행의 구체적인 규모와 암호화폐 채굴을 통한 실제 이익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공범이나 연루자가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의 최종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 내 자원 사용에 대한 규제와 감사 절차의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