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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베네수엘라 당국, 마두로 지지 집회 주도하며 시민 탄압 강화

· 억압 통치 떠받치는 정치, 안보, 정보 기구 온존

· 보안군 휴대폰서 마두로 체포 축하했는지 검색

· 트럼프 "폐쇄한다"는 고문 감옥 여전히 운영중

국제 소재삼 기자 · 2026.01.0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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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당국, 마두로 지지 집회 주도하며 시민 탄압 강화
베네수엘라 당국, 마두로 지지 집회 주도하며 시민 탄압 강화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자들이 니컬러스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경찰은 마두로 체포를 환영하는 시민들을 색출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보안군이 검문소에서 시민들을 심문하고 버스에 올라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면서 마두로 축출을 지지한 증거를 찾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이 전했다.

최소 14명의 언론인과 6명의 시민이 구금됐다가 대부분 풀려났다.

미국이 지지하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두로 지지 시위를 주도하고 비판자들을 탄압하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지 4일이 지났으나 마두로의 강권 통치를 떠받쳐온 방대한 정치, 안보, 정보 기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일상은 오히려 악화했다.

마두로의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난 3일 마두로를 체포한 미 정부를 비난하며 석방을 거듭 요구해왔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6일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우리나라를 운영한다.

다른 누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로드리게스가 자신들의 지시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실제 그런 징조도 보였다.

트럼프는 6일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3000만에서 5000만 배럴의 석유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요구한 내용들은 매우 제한적이다.

미 당국자들은 마두로의 체포 이후 공개 발언에서 석유와 마약 밀매와의 연계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비공개적으로 로드리게스 정부에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의 첩보원과 군 인력을 추방하라고 압박해 왔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대해선 당장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정치범 석방이나 망명 중인 야권 정치인들의 귀환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석유를 바로잡기 원한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카라카스 한복판에 있는 고문실을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체제 인사들을 수감하던 엘 헬리코이데 감옥을 가리키는 듯했다.

그러나 7일 현재 그 감옥은 여전히 운영중인 것으로 보였다.

◆임시 대통령 비상사태 선포…친 마두로 민병대 급증로드리게스는 9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보안군이 “미국의 무력 공격을 지지하는” 사람을 즉각 수색하고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유를 한층 억압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비상사태 선포 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경찰과 보안군의 숫자가 늘어났으며 특히 소총을 들고 복면한 친정부 민병대인 콜렉티보스 병력들이 크게 늘었다.

현지 인권단체 휴먼 칼레이도스코프의 가브리엘라 부아다 국장은 “그들이 휴대전화를 뒤져 왓츠앱을 열고, 대화창에 ‘침공’, ‘마두로’, ‘트럼프’ 같은 단어를 직접 입력해 보면서, 마두로의 체포를 축하하고 있는지 확인한다”고 전했다.

마두로 체포 소식에 집회에서 춤을 춘 56살의 남편이 경찰에 체포된 뒤 석방 대가로 1000 달러를 낸 뒤에야 풀려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5일 국회의사당에서 로드리게스의 대통령 권한대행 취임식이 열렸을 때, 언론인 14명이 구금됐으며 이중 13명은 뒤에 석방됐으나 1명은 추방됐다고 언론노조가 밝혔다.

마두로 시절 구금된 언론인 23명은 여전히 수감된 상태다.

휴먼 칼레이도스코프는 지난 5,6일 이틀 동안 보안군이 검문소에서 최소 6명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서부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의 체포를 축하하며 공중에 총을 쐈다는 이유로 60대 두 명이 체포됐다고 경찰 당국이 밝혔다.

◆시민 탄압 총책 내무장관, 마두로 지지 시위 연설 트럼프 정부의 지지를 받는 로드리게스 정부가 마두로 시절의 탄압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가 마두로의 통치에 반대했음에도 강력한 보안 태세 때문에 마두로의 몰락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장면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정치인들과 마두로 추종자들이 마두로의 체포를 규탄하는 전국 각지의 집회 소식이 국영 TV에서 집중 소개되고 있다.

지난 6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수천 명의 군중이 행진한 끝에 열린 집회에서 마두로의 대중 탄압을 총괄해온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이 연설했다.

카베요는 마두로가 체포된 직후 보안군이 방탄조끼를 입고 소총을 든 모습으로 “항상 충성, 배신자는 절대 없다.

의심하는 것이 배신”이라는 구호를 외치도록 하는 장면을 촬영해 내보냈다.